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안보와 번영의 핵심 축이 되어 왔다”고 밝혔다.

또 “이번 방한 목적은 한미 양국의 힘을 강화하고 공동의 노력을 탄탄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고, 군사 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 국민의 자유·안전·번영을 지켜내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한미 동맹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이어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이를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고 소개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공약을 재확인했으며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심각한 도발 시 한미가 공동으로 마련한 대응조치를 즉각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직 미 부통령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후 처음이다.

북핵 위협 속 방한… 어떤 메시지?

북한은 이날 회담에 앞서 지난 28일 저녁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 25일 지대지 SRBM 한 발을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사흘 만이다.

당시 동해상에서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미 해상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반발 및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BBC에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도중에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분명 해리스 부통령 방한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해 분위기에 초를 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출처: Reuters]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2016년 3월 22일 공개한 사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대구경 다연장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출처: Reuters]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2016년 3월 22일 공개한 사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대구경 다연장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포괄적 전랙동맹, 기술동맹, 경제동맹이 부각되는 기회였다면, 이번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은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보적 측면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한해서 DMZ까지 방문한 것을 보면 한미동맹이 그만큼 굳건하고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고 있는 안보공약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미국 최고위층의 DMZ 방문은 사실상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이는 곧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의지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을 바로 마주하는 DMZ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확장억제 강화 및 유지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북한의 도발 억제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특히 “핵 탑재 잠수함과 전투기 등이 포함된 미국의 핵 항공모함 전단이 한국에 전개된 상태에서도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결국 핵 보유에 대한 자신감의 표명”이라며 “북한은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7차 핵실험을 포함해 추가 도발을 직접적으로 억제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이번 발사는 북한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자,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여전히 대북 외교적 접근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의 대화 참여를 촉구했다.

북한, 다음달에 추가 핵실험?

이런 가운데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10월 16~11월 7일 사이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출처: Reuter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2년 6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Reuter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2년 6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10월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이후부터 11월 7일 미국의 중간 선거 사이에 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는 것.

다만, 만약 감행한다면 그렇다는 것일 뿐 확률이나 실제 가능성의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어 “북한의 풍계리 3번 갱도가 완성돼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한 핵무력 정책 및 법령을 법제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핵 무력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규정한 것으로, 공격적으로 소형 전술핵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평가다.

특히 핵무기 사용 명령 권한을 김정은 국무위원장만 갖도록 지휘통제 권한을 일원화하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지휘부가 공격을 받을 경우 자동으로 핵 타격을 가한다는 조항도 포함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핵무력 사용 권한이 김정은에게만 있지만, 유고 시 일선 지휘관에게 자동으로 넘어간다는 내용”이라며 “한미의 참수작전을 겨냥한 대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김정은 위원장도 심중히 분석해봤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김정은 남매가 무력 시위보다는 핵무력 법제화나 핵 선제사용과 같은 수사식 위협만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7차 핵실험 잠정 유예 카드를 극대화해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핵 사용을 기도하면 한미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해 북한 정권은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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