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로카 ‘아레마 FC’ 감독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에서 발생한 축구장 참사 사건에서 팬들이 선수의 “품에 안겨”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는 ‘아레마 FC’가 라이벌인 ‘페르세바야 수라바야’팀에 맞서 2대3으로 홈경기에서 패하자 분노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시작됐다.

로카 감독은 125명이 사망한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정신이 산산조각 났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참사의 희생자 중엔 3살 아동도 있다.

한편 경기 종료 후 경기장에 난입한 팬들에게 최루가스를 발사한 경찰관 18명이 조사받고 있다. 아울러 말랑 리젠시 경찰서장이 경질된 것은 물론 다른 경찰관 최소 9명 또한 정직 처분을 받았다.

팬들이 가스를 피하려다 서로 엉키면서 발생한 부상자는 320여 명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아동여성부 차관은 부상자 중엔 3~17세 어린이들도 있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격해지자” 경찰들이 “지속해서 그리고 빠르게” 최루 가스를 여러 번 발사했다고 전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최루 가스 발사 후 팬들은 탈출하기 위해 경기장 펜스를 기어올랐으며, 또 다른 영상엔 바닥에 사람들이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모습도 잡혔다.

목격자인 찬드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관중석에 연기가 자욱해지면서 즉각적인 공포심이 뒤덮었다고 전했다.

“어린아이들이 울고 여성들이 기절하고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들렸으며, 모두들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목격자이자 축구팬인 에코는 탈출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관중석 출구를 통해 빠져나갈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친구들과 함께 관중석 꼭대기로 올라가서 스카프로 연기 흡입을 막고 경기장으로 뛰어내려 옆문을 통해 나갔다”고 한다.

한편 에스터 안다얀엥티아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딸 데보라(17)가 목이 부러지고 뇌가 붓는 등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딸에게 그날 경기장에 가지 말라고 부탁했다. 결국 딸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 날 아침 딸의 친구들이 딸을 찾아 나섰다”는 안다얀엥티아스는 “결국 병원 응급실에서 딸을 찾아 나섰지만 거기에도 없었다. 병원에선 내게 영안실에 가보라고 했다. 딸이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기에 이런 혼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은 사건 당시 “내 아이는 어디 있냐”는 부모들의 아우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중 한 남성 목격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녀를 보호하려다 쓰러지는 부모를 봤다고 언급했다.

“어머니인 여성이 아들을 안다가 기절했으며, 아들 또한 기절했다”는 이 목격자는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여성과 아들을 이들 모자를 데리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이 둘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아마 최루 가스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BBC]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몰린 12번 및 13번 출구의 모습
[출처: BBC]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몰린 12번 및 13번 출구의 모습

한편 당시 관중석에 있었던 무하마드 디포 마울라나(21)는 BBC 인도네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종료 후 몇몇 ‘아레마 FC’ 팬들이 홈팀 선수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내려갔지만 경찰이 즉각 제지하며 “구타했다”고 전했다.

이후 더 많은 팬들이 항의하고자 경기장에 내려갔다고 한다.

마울라나는 “경찰견과 방패 등으로 무장한 경찰과 군인들이 나타났다”면서 관중석을 향해 최루탄이 발사되는 소리를 20여 번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데디 프라세요 경찰 대변인은 기자 회견에서 조사를 받는 경찰관들이 이러한 무기를 “소지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내사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서장 한 명은 이미 경질됐다.

대변인에 따르면 현장 안전관리팀과 인도네시아 축구 리그 관계자들 또한 조사받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인권위원회는 이번 참사에 대해 자체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공식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모든 인도네시아 1부 리그 경기 중단을 지시했다.

한편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인도네시아 경찰의 대응이 비무장 군중을 통제하고자 “국가가 과도하게 무력을 사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2일 수도 자카르타에선 시민들이 “경찰의 잔혹 행위를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전부터 관중으로 꽉 찬 경기장에서 최루탄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비난받았다.

한편 로카 감독은 스페인 방송인 ‘카데나 세르’와의 인터뷰에서 관중들을 통제하려는 “경찰의 행동이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출처: EPA] 칸주루한 축구장 내 경찰 차량이 파손된 채 널브러져 있다
[출처: EPA] 칸주루한 축구장 내 경찰 차량이 파손된 채 널브러져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측의 조사 발표에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사건은 “축구인들에겐 어두운 날이자 이해할 수 없는 비극”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FIFA 규정은 경기장 관계자나 경찰은 경기장에서 “관중 통제용 가스총”을 휴대하거나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FIFA는 인도네시아 축구 연맹에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했다.

한편 마후드 MD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정 수용인원은 3만8000명인 것에 비해 입장권이 4만2000개 팔렸다며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한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서장은 “무질서, 무법 상태로 치달았다. 경찰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경찰차도 파괴했다”면서 경찰관 2명도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아핀타 서장은 “(관객) 모두가 무질서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경기장에 난입한 인원은 약 3000명 정도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빠져나가려는 팬들이 “특정 출구로 몰리면서 사람들이 쌓여 산소부족 사태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출처: BBC]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장 참사 발생 경위: 경기가 끝나고 일부 축구팬들이 경기장 난입한 귀빈석 근처 경찰이 경기장 중앙 및 오른쪽 관중석 쪽으로 최루 가스 발사로 경기장을 빠져나오려는 관중이 몰리면서 12~14번 근처에서 다수가 압사
[출처: BBC]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장 참사 발생 경위: 경기가 끝나고 일부 축구팬들이 경기장 난입한 귀빈석 근처 경찰이 경기장 중앙 및 오른쪽 관중석 쪽으로 최루 가스 발사로 경기장을 빠져나오려는 관중이 몰리면서 12~14번 근처에서 다수가 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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